맛집

사랑으로 품은 돼지갈비 - 남포동 돼지갈비
''






오래전부터 생일날이면 어머니는 으레 갈비찜을 해주셨다. 미역국과 잡채를 제치고 상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며 주역을 맡은 어머니의 갈비찜은 조금 특별했다. 싱싱한 전복과 밤, 대추 등 몸에 좋은 재료를 더해 푹 쪄낸 것이었다.
생일을 맞이한 자식이 올 한 해도 건강하라고 어머니의 기원과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이었을 것이다.








‘먹고 산다는 것은 기운을 낸다는 것
피로와 상념에 맞서 주린 배로 이 악물기 보다는
푸진 밥 꼭꼭 씹어 달게 삼키는 일
그 기운으로 다시 사랑하고 내 사람들을 지키는 일
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살아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분평동 남포동 돼지갈비의 매장 한 켠 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아마도 자식의 생일상에 차려낸 돼지 갈비찜의 의미가 어머니의 이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철이 들어 생각해보니 어머니의 깊은 사랑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남포동 돼지갈비에는 훈훈한 미담도 있다.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 구석 한켠에 남포동 돼지갈비라는 간판이 걸린 허름한 돼지갈비집이 있었다. 탁자는 달랑 4개뿐...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손수 만든 과일국물에 재운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고기와 함께 국수를 내어 주셨다. 국수 값은 10년이 넘게 2천원에 묶어 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준다. 할머니의 인심 때문에 얼마 전 이 집이 KBS TV에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얼마 뒤 나이 지긋한 사내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였다. 그 사연은, 15년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남포동 시장을 배회하던 한 사내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남포동 시장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한끼를 구걸했다.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다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르겠다고 마음까지 먹었다. 할머니네 고기집에 가게 된 사내는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나온 고기와 국수를 허겁지겁 먹어 치우자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더니 고기와 국수를 한 그릇 다시 내어 주었다. 두 그릇을 다 비운 그는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냥 가! 뛰지 말고! 다쳐!” 그 한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모두 다 버렸다. 그 며칠 후 사내는 할머니를 찾아 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고 잔심부름을 하며 끼니를 해결하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고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고 그 사내는 그곳을 떠나 할머니에게 배운 비법을 가지고 남포동 돼지갈비를 하게 되었다.








남포동 돼지갈비의 푸짐한 상차림과 서비스는 이러한 할머니의 마음을 이어받아서 푸짐한가보다. 코다리냉면은 이곳의 별미이다. 부드러운 코다리살과 매콤달콤한 냉면의 양념이 갈비와 함께 먹으면 산뜻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에서는 특허 받은 피아노 줄 불판을 사용하여 고기가 잘 타지 않고 눌러 붙지 않아 고기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에서 한 사내의 인생을 바꾸게 해 준 할머니의 돼지갈비의 맛은 먹는다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리라.


-남포동 돼지갈비/284-2183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