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가을이 노릇노릇 익어간다-막창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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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올 여름 폭염이 하루 만에 가을 날씨로 변신했다. 계절의 변화는 언제나 느끼지만 오묘하고 신기하다. 어김없이 순리대로 오고간다. 저녁 무렵, 선선해진 가을바람이 일렁이는 산남동을 거닐다 고소한 냄새가 나는 곳으로 이끌리 듯 문을 열었다. 막창스토리였다.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은 천장에서 내려온 등 아래에서 막창을 굽고 있다.
“여기 막창은 잡스런 냄새가 없어 좋아. 막창 고유의 맛을 제대로 내는 집이야.”
소주 한 잔에 막창을 입에 넣는 손님의 표정 행복해 보였다. 진천에서 공수한 백탄이 붉게 타오르자, 사람들의 얼굴도 가을단풍처럼 붉어졌다.
막창스토리 김대형 대표는 “내 가족이 먹어도 부끄럽지 않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막창스토리의 소신”이라며 “막창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양념을 한다. 천연과일로 잡스런 냄새와 느끼한 맛을 잡았고, 대신 고소함과 풍미는 살렸다.”라고 말한다.









막창은 원래 ‘홍창’
막창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막창은 딱 두 종류다. 소막창(1만4천원, 200g)과 생막창(1만원, 200g)이다. 소막창은 말 그대로 소의 막창이고, 생막창은 돼지의 막창이다. 막창스토리 김대형 대표는 “막창스토리를 대표하는 두 메뉴, 소막창과 돼지막창은 각각 개성이 다르다. 소 막창은 조금 깊은 맛이라면, 돼지 막창은 얕은맛이다. 하지만 감칠맛이 좋다.”라며 “주문하는 고객들도 둘로 나뉜다. 가격과 관계없이 막창 마니아들은 자신의 맛을 선호한다.”라고 말한다.
원래 막창은 소의 네 번째 위인 홍창을 말한다. 홍창은 일반 살코기보다 칼슘 성분이 월등히 많고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식품으로 어린이의 성장부진 및 구루병에 좋다. 또한 성인들의 골다공증 및 골연화증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분해 작용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에 도움을 준다. 홍창은 소한마리에 생산량이 200~400g 정도로 극히 소량이며, 탕이나 구이로 많이 쓰인다.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이어서 위가 4개다. 돼지는 위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생막창은 돼지밥통으로 불러야 한다. 돼지는 위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매콤한 청양고추와 양파를 넣은 간장소스에 노릇하게 구워진 막창 한 점을 입에 넣자, 온 몸에서 느껴지는 고소함이 환하게 밀려왔다. 일반 고기의 쫄깃함과는 비교가 안 되는 조금은 둔한 식감이지만 씹을수록 층층이 밴 결에서 맛을 퐁퐁 쏟아내는 것만 같았다. 반면 기름기가 쫙 빠진 생막창은 소막창과 달리 고소하면서도 달콤함이 우러났다. 소와 돼지라는 다른 종류의 고기류지만, ‘고소하다.’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난, 소막창이 입에 맞아.”
“그래? 난 생막창이 좀 담백해서 좋은 걸?”
옆 테이블의 두 여자가 막창을 먹으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열려있는 문으로 밀려온 가을의 밤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린다. 여인의 샴푸냄새와 막창 굽는 냄새가 섞여 묘한 흥취를 안겨준다. 이제 막 가을이 여기로부터 시작되나 보다.









내장요리의 별미, 막창
그냥 구워도 맛있고 양념을 발라 구워도 좋은 것이 막창이 아닐까. 사실 막창은 소나 돼지의 소장이라는 사실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 맛의 세계를 알고 나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맛집 취재를 전문으로 하는 P기자는 “막창스토리의 막창은 기름기가 쫙 빠져 고소하면서도 달콤하다. 생 막창이라기보다 살짝 특유의 양념으로 숙성한 느낌이다.”라며 “그래서 그런지 막창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양념을 많이 하면 막창 특유의 맛이 중화되지만, 막창스토리의 막창은 막창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잡다한 냄새만 살짝 없앤 천연의 꼬들꼬들한 맛이 좋다. 고기의 수분이 유지되어 무겁고 진한 맛이다.”라고 말한다.








막창스토리의 또 다른 장점은 주인과 직원들의 서비스가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주고 잘라준다. 막창을 먹다 은근히 밥 생각이 날 때, 사이드 메뉴로 시켜먹는 ‘추억의 도시락’과 냄비라면도 별미다. 추억의 도시락을 마주하면 우리들의 지나간 추억에 환한 불이 저럴로 지펴진다. 계란프라이와 소시지 그리고 김과 볶은 김치가 잘 어우러져 재미도 있다. 마치 조각조각 이어진 지난날 기억의 편린처럼 하나로 묶어 잊었던 장면들을 소생시켜주기도 한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냄비라면도 막창을 먹으면서 곁들여도 꽤 괜찮다. 막창이라는 어감만큼, 아무렇게나 찌그러진 노란 냄비에 막 끓여낸 라면은 의외로 특별하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면서 서늘한 바람이 실감나는 요즈음이다. 그만큼 올 여름 무더위는 맹렬했다. 찬 기운이 서서히 다가올수록 더욱 당겨지는 음식이 고소한 막창이 아닐까. 따뜻한 음식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성큼 우리 곁에 왔다.
막창story의 메뉴는 다양한 편이다. 대표적인 메뉴인 소막창(1만4천원)과 돼지막창인 생막창(1만원)이 있다. 생삼겹살과 목살도 주문할 수 있다. 모두 1만2천원이다. 소갈비살 1만1천원, 매운닭발 8천원이다. 이 집 별미인 추억의 도시락 3천원, 냄비라면 3천원이다.


-막창스토리 / ☏043)288-9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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