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지?”
“글쎄, 회가 좋을까 소고기가 좋을까?”
귀한 사람과 회식장소를 정할 때마다 늘 고민이다. 회를 선택하자니, 한우가 어쩐지 서운하다. 모두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이럴 때, ‘아, 이곳이면 딱 안성맞춤이야.’라고 추천할 만한 곳이 생겼다. 특별한 한우코스요리로 명성을 더하고 있는 ‘우애(牛愛) 깊은 집’이다. 한우코스요리에 ‘회와 한우’가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음식 트렌드의 장을 열었다. 코스요리에는 초밥과 육사시미, 참치·연어회 그리고 한우육회와 고급 한우모듬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무리로 시원한 된장찌개가 포함된 식사도 제공된다.
‘우애(牛愛) 깊은 집’ 장해운 대표는 “귀한 한우와 품격 있는 참치(연어)회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는 곳.”이라며 “한우코스요리는 처음에는 찬 음식인 회와 초밥으로 시작해서 마무리는 고급 한우모듬으로 마무리한다. 한우코스요리를 찾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새로운 맛의 세상을 열어드릴 것.”이라고 말한다.
품격을 드러내는 한우초밥과 정갈한 음식
초밥은 사실 단순한 음식이다. 잘 지은 밥(샤리)에 이것저것 고명(네타)를 얹어 먹는다. 원래 초밥은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권력을 독점하면서 전국에서 목수가 도쿄로 몰려들면서 간단하게 먹을 음식이 필요하게 됐다. 그때 탄생한 음식이 바로 초밥인 것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시대가 요구한 ‘패스트푸드’였다. 초밥은 어떤 재료에 상관없이 고명(네타)을 올려내 쉽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전문 ‘한우코스요리’를 표방하고 만든 ‘우애(牛愛) 깊은 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초밥은 밥에 얹어진 네타(고명)가 한껏 눈길을 끈다. 형형색색 무순은 마치 화관처럼 고명에 앉아있다. 고명에 감춰진 새우, 참치, 생선, 한우가 얹어져 다양한 초밥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메뉴인 회 세트는 붉고 흰 참치회와 마블이 물결처럼 새겨진 연어회가 은은하게 빛을 내며 자태를 드러낸다. 술 한 잔에 곁들여지는 참치회와 초밥의 조화는 신묘한 맛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입맛이 돌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주변과의 대화도 즐거운 법이다. 특히 토치에 그을린 듯 불 맛이 살짝 나는 한우초밥의 풍미는 이 집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 무순과 치즈, 무가 붉은 육회를 호위하듯 둘러싼 요리가 등장하자, 손님 김미현(용암동·37)씨는 “난 원래 육회를 즐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 집 한우육회를 먹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육회가 이런 신선한 맛을 내니 신기하다.”라고 말한다. 한우육회하면 의례히 등장하는 계란 노른자가 보이지 않았다. 장 대표는 “육회에는 보통 계란 노른자를 내지만, 우리는 제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고기 본연의 맛을 찾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계란 노른자는 고기의 참 맛을 희석시킨다. 신선한 육회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한다. 참치와 어우러진 육회사시미를 소금장에 찍어 입안에 넣으니, 소고기 특유의 풍미가 온 몸에 배어드는 느낌이다. 신선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술 맛과 잘 어울렸다. 찬 음식의 성찬을 마무리 할 즈음 등장한 한우무국은 마지막 화룡점정(畵龍點睛)처럼 대미를 장식한다. 어머니가 끓여준 탕국의 깊고 그윽한 향과 맛이 그대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뜨거운 탕국의 국물은 뱃속으로 들어가면서 마음마저 그대로 녹여주었다.
한우와 회가 만난, 특별한 콜라보의 향연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위에 놓인 석쇠에 마블링이 좋은 숙성된 고기를 올려놓으니 석쇠가 닿은 부분이 줄무늬를 내면서 익어간다. 백탄이 피어낸 불꽃에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와 냄새에 저절로 군침을 삼키게 된다. 한우코스요리의 백미인 살치와 안창, 토시살로 구성된 ‘한우모음’이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면 질 좋은 한우만이 갖는 풍미와 기름진 맛이 그대로 몰려온다. 잘 익은 소고기 한 점을 야채와 함께 먹어보니 고소함과 상큼함에 혀끝에서 속절없이 노닌다. 몸이 반응하니, 마음은 그대로 따라간다.
“이곳은 다 예쁘네요?”
손님 서정희(41·개신동)씨의 말은 복합적이다. 맛과 분위기가 모두 마음에 든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우와 회가 만나는 특별한 콜라보의 향연이다. 이 집의 또 다른 특별식 ‘한우라면’이 인상적이다. 한우국물에 라면을 끓여냈지만,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자꾸 손이 가게 한다. ‘명품 수제라면’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한우코스요리집 ‘우애(牛愛) 깊은 집’, 이름이 멋지다. 마치 기억이 좋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매거진, ‘뿌리 깊은 나무’가 연상된다. ‘우애(牛愛)’는 소고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았지만, 음식을 나누다보면 마침내 ‘우애(友愛)’가 깊어지는 집인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자리 잡은 ‘우애(牛愛) 깊은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시사철 벚꽃이 환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주방과 연결된 홀은 다양한 술병으로 적당히 담장을 이뤄 그럴 듯하다. 각각의 프라이빗 공간인 룸들이 정담을 나누기도 적당하다.
우애코스요리는 두 종류로 나뉘어졌다. 먼저 우(牛)코스(1인-3만5천원)는 초밥, 육사시미, 참치회, 한우육회, 한우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애(愛)코스(1인-5만원)는 우(牛)코스의 구성에 한우가 특수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단품 요리로 한우모듬(500g) 6만원, 갈비살 모듬(500g) 7만원, 스페셜 모듬(500g) 9만원이다. 우애요리인 사시미(참치) 3만5천원한다. 특별식 ‘한우라면’은 4천원이다.
-한우코스요리전문점 ‘우애(牛愛)깊은 집’ / 043)265-0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