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물회, 잘하는 집-‘영호꼴깍!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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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 음식을 애타게 찾게 마련이다. 이럴 때, 새콤달콤한 양념장에 얼음이 둥둥 뜬 물회는 더운 여름철, 별미 중의 별미가 아닐까. 광어, 우럭, 도미, 오징어, 멍게, 해삼 등 생선과 온갖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물회 잘하는 집’으로 소문난 집이 있다. 바로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영호 꼴깍! 횟집’이다. 어스름한 어둠이 내리기전,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든다. 화려한 색깔의 물회에 담긴 오돌오돌한 소라 살을 한 입에 넣으면 바다의 청량한 맛이 싸하게 우러난다.



‘영호꼴깍!회’ 최영호(51) 대표는 “신선한 과일과 막걸리 등 5~6가지의 재료를 섞은 양념장을 숙성 시켜 광어, 우럭, 도미, 오징어, 멍게, 해삼을 섞어 만들면 여름철, ‘영호꼴깍!회’만의 특별한 물회가 완성된다.”라며 “옛날 물회는 뱃일에 바쁜 어부들이 배 위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전날의 숙취를 달래기 위해 갓 잡은 고기를 썰어 고추장과 된장에 비벼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 요즈음은 여름철 새로운 별미로 자리 잡았다.”라고 말한다.



푸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물회’로 자리를 잡아
‘음식강산’의 저자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는 “1961년에 어업 운반선에 근무하던 선원이 고추장과 참기름을 이용해 배에서 간편하게 먹던 물회를 부인이 팔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포항을 중심으로 한 물회 문화는 1990년대 들어서 대중화됐고, 현재의 다양한 형태로 변했다.”고 평했다.
보통 물회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은 가자미, 광어, 우럭, 쥐치, 도미 등 무척 다양하다. 비린내가 심하고 살이 무른 꽁치나 갈치, 고등어 등의 생선 외 거의 모든 생선이 물회로 조리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생선뿐 아니라 해삼, 멍게, 오징어, 전복, 성게소 등 어떤 해산물이든지 물회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영호꼴깍!회’ 최 대표는 “물회의 양념은 고추장 또는 된장을 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고추장이 강세이고 제주도와 남해 일부 지역에서는 된장을 주로 쓴다.”며 “내륙의 도시에서는 고추장물회가 많다. 여기에 식초와 설탕 등을 더하여 맵고 달고 신 맛의 물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영호꼴깍!회’의 물회는 내륙의 고추장 물회에 가깝다. 이어 최 대표는 “이곳 운청동 횟집은 2009년 오픈을 했다. 횟집으로 이름이 나기 시작한 것은 물회를 출시하면서부터이다.”라고 말한다. ‘영호꼴깍!회’의 국물은 고추장에 과일과 막걸리 등을 배합한 양념장을 숙성시켜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물회소스의 특별한 맛은 인상적이다. 은근히 새콤하면서도 달콤하다. 그러면서 깔끔함으로 물회의 균형을 잡아준다. 짭짤하던 맛은 어느 순간 단맛으로 변하면서 행복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싼다. 써걱써걱 썰어 낸 광어와 도미, 해산물이 푸짐하게 담긴 물회는 한 여름, 감동의 맛을 안겨준다. 재미있는 매장이름 그대로, 맛있는 물회를 보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물회는 원래 뱃사람 음식. 조업 중 출출하면 잡은 고기를 잘게 썰어 넣고 초장을 물에 타서 먹는 음식이다. 흔들리는 배에서 짧은 시간에 허기를 면할 수 있는 최선의 음식이었던 것이다. 그 음식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별미음식으로 탄생된 것이다.



“회가 이렇게 쫄깃할 수 있을까?”
함께 온 지인은 중복음식으로 시원한 물회와 함께 모듬회를 주문했다. 광어, 우럭 그리고 도미가 두툼한 모듬회는 각자의 특성에 맞게 나란히 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이 쫄깃한 맛의 비밀은 바로 숙성회에 있었다. 일명 선어회라고도 부른다. 요즈음 생선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갓 잡은 생선을 뜬 ‘활어회’를 선호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생선을 죽인 후 일정시간 냉장 숙성시킨 ‘선어회(숙성회)’ 문화가 발달해 있다. 활어회와 선어회 모두 살아있는 상태에서 회를 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숙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활어회는 살아 있는 물고기를 바로 잡아 내장을 제거하고 먹기 좋게 포를 뜬 것으로 재빠르고 섬세한 칼질이 요구된다. 반면 선어회는 물고기를 잡은 후, 일정한 시간을 숙성시킨 후 낸다. ‘영호꼴깍!회’에서 제공하는 회는 주로 선어회다. 최 대표는 “여름 활어회는 온도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 생선회가 가장 맛있고 차진 느낌과 탄탄한 식감을 제대로 살리는 온도는 5℃ 이하여야 한다.”며 “그래서 활어라 해도 잡자마자 먹지 말고 적어도 냉장고에 잠시 넣어 냉기를 쏘인 뒤 먹어야 생선회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보통 광어는 숙성회로, 나머지 어종은 활어를 사용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영호꼴깍!회’의 쫄깃한 탄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4~5시간의 숙성에 감춰져 있는 것이다. 이어 그는 “회 맛의 비결은 숙성 시간이다. 고기별, 계절별로 숙성 시간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모듬회에 함께 등장하는 스끼다시도 풍성하다. 싱싱한 낙지회는 입천장에 착착 달라붙는다. 그만큼 신선하다는 반증. 차가운 회와 따뜻한 밥이 조화를 이룬 초밥은 이 집의 또 다른 인기메뉴다. 광어 4만원, 우럭 4만원, 도미 5만원, 농어 5만원, 놀래미 5만원이다. 세꼬시 5만원, 도다리는 6만원이다. 모듬스페셜 8만원이다. 물회정식 1만5천원, 활어초밥 1만5천원이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 문을 닫는다.

- ‘영호꼴깍!회’ / 043)263-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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