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경양식 돈가스-라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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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과정을 ‘국민학교’라고 부르던 시절 특별한 날이 되면 옷을 차려 입고 경양식집에 가서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돈까스를 썰어서 먹었다. 그렇게 1980년대를 지나온 우리는 대학교에 가서는 미팅의 장소로 경양식집을 선호했다. 그 시절 청주에서 한창 인기 있던 미팅 장소는 들어가는 입구의 바닥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이 보이는 것이 파격적인 인테리어 였던 성안길의 경양식집, 높은 천장에 모형 비행기가 매달려 있던 대학교 근처의 경양식집 등 이었다.
“마음 울적한 날에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편에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지 쓰고파~~“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의 노래가 들려오던 그 경양식집의 추억을 떠 올리며
‘응답하라 1988’의 드라마로 옛 향수에 젖어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을 때 즈음 경양식집의 분위기를 찾아보았다.



때마침 집근처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되어있는 개인 레스토랑이 예쁘게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기는 하지만 음식이 나오는 모양은 예전에 먹던 경양식과 같이 노란색 스프에 통후추를 갈아 뿌려먹는 형태이다.
식전 빵으로 소보루빵 같은 것이 나오며 돈까스는 두툼한 고기에 옛날식 돈까스 소스가 뿌려져 나온다.




‘경양식’이라는 말은 ‘가벼운 양식’이라는 뜻이다. 1950~80년대에 일본식 양식을 파는 한국식 음식점이 경양식집이었다. 경양식집의 일품요리는 돈가스를 비롯한 일본식 양식 요리였다. 음식을 주문하면 “빵으로 할까요, 밥으로 할까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명색이 양식집인데 ‘단무지’를 곁들였다. 해방이 된 뒤에도 일본식 양식당 메뉴는 고스란히 한국에서 전통을 이어갔다. 돈가스는 정체가 애매한 상태로 1960년대 경양식집 메뉴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만의 돈가스 문화로 자리매김하여 우리에게 경양식집을 떠올리면 그립게 하는 우리 추억의 맛이고 소울푸드(soul food)인 것이다.



요즘은 일본 전통 돈가스라고 하여 그냥 튀김이 올라간 돈가스 전문점이 많이 생겨서 옛날 돈가스의 맛과 분위기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게 되었다.





돈가스 이외에도 스파게티, 피자 등의 메뉴가 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셀프 바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지만 친절한 여사장님이 서빙 해 주시는 경우가 많다.
성화동 라체나에서 돈가스를 먹으며 ‘응답하라 1988’의 향수를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체나 / ☏239-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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