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한 여름날이 지속되고 있다. 습기와 더위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고 밥은 넘어가지 않고 얼음물과 에어컨만 찾게 된다. 이런 날은 시원한 콩국수 한사발이 생각난다. 면은 후루룩 목으로 넘기고 국물은 사발을 들고 시원하게 들이키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것 같다.
산남동에 위치한 청원골은 검정콩 요리 전문점이다.
요즈음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현대인들에게 컬러 푸드(color food)라는 말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컬러 푸드는 조화로운 식생활과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이다. 예를 들면 노화를 예방하는 검은색 식품(검은콩, 검은깨, 검은쌀, 메밀 등), 면역력과 항암효과를 높이는 주황색 식품(당근, 호박, 고구마, 감 등), 혈관과 위장을 깨끗하게 하는 초록색 식품(녹차, 부추, 브로콜리, 솔잎 등),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하얀색 식품(마늘, 양파, 콩, 흰 채소), 심장병 예방과 독소를 제거하는 보라색 식품(포도, 자두, 블루베리, 가지 등), 피부가 좋아지는 노란색 식품(오렌지, 옥수수, 자몽 등), 예뻐지는 빨간색 식품(토마토, 사과, 석류, 고추 등)이 있다.
검정콩은 노화를 예방하는 블랙 푸드의 대표 주자이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부를 정도로 영양가가 뛰어나다. 일반콩과 비교하여 노화방지 성분이 4배나 많고,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는 검은콩의 효능에 대하여 “신장을 다스리고 부종을 없애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모든 약의 독을 풀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모발 성장에 필수 성분인 시스테인이 함유되어 있어 탈모를 방지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꾸준히 복용하면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준다.
청원골의 메뉴는 검정콩 모두부, 검정콩 수제비, 검정콩 왕만두, 검정콩 국수등이 있다.
검정콩국수를 주문하자 먼저 작은 그릇에 순물 순두부가 담겨 나온다. 함께 나온 간장으로 양념하여 순물 순두부를 한 입 먹어보니 이곳의 두부요리가 어떤 맛일지 느껴졌다.
기대하던 콩국수는 검정색 콩물이 아닌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께 이유를 물어 보니 콩을 갈아주는 맷돌 기계에 검정콩을 넣으면 검은 껍질은 벗겨지고 그 안에 푸른 속살이 드러나 푸른빛의 콩물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진한 콩물에 예쁜 푸른 빛깔을 띠고 그 위에 수줍은 듯 얌전하게 올라간 오이 장식은 콩국수를 담아낸 그릇과 잘 어우러져 소박한듯하면서도 기품 있는 맛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블랙 푸드로 노화도 예방하고 건강도 지키고 싶을 때는 청원골에서 검정콩국수를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청원골/283-0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