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먹방’이라고 해서 먹는 방송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그 시초에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식객’은 그런 많이 먹기만 하는 방송도 아니고 맛있게 먹기만 하는 방송도 아닌 그저 그리움을 맛 볼 수 있는 감성이 있는 만화책이다.
만나는 음식들마다, 제각기 사연을 담아서 식객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 만화책을 읽다보면 음식이 맛있어서라기보다는 정말 그 사람이 좋아서 식객이 좋아진다.
한국인들도 잘 몰랐던 팔도강산의 음식과 식재료들, 그리고 숨겨진 맛집을 철저한 취재와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발굴하고 검증하여 감동의 스토리로 담아낸 허영만 화백이다. 이렇듯 유명한 미식가인 그가 하남시에 가면 꼭 들르는 식당이라 하여 유명해진 ‘공이 막국수’가 있다. 오래전 하남시에서 원조 ‘공이 막국수’를 맛 본 적이 있었다. 그 가게가 청주에도 오픈을 하였다고 하여 미평동에 위치한 ‘공이 막국수’를 찾아가 보았다.
‘공이’라는 이름은 국수를 뽑을 때 구멍에 넣는 메밀반죽 한덩어리를 공이라고 한단다. 그래서 이곳의 인기메뉴는 ‘반공이’라는 메뉴인데 3~4인 기준이라서 주문하지 못하고 물막국수와 메밀전병을 주문하였다.
반공이는 소쿠리에 여러덩이의 메밀막국수가 나온다. 열무김치,백김치,집간장에 파,마늘,매운고추를 약간넣은 양념장도 함께 나온다. 허영만 화백이 추천하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메밀 한덩어리와 양념장 한숟가락, 김가루를 비벼먹는 것이라고 한다.
물막국수의 육수맛은 조미료나 인공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 육수를 만들어 담백한 맛이었다. 같이 나오는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면에 메밀함량이 높아 툭툭 끊겨 식감이 부드럽고 가위로 자를 필요도 없다.
전병은 고기와 김치를 넣은 두 가지 맛이다. 김치 전병보다도 오히려 더 매콤한 맛이 나는 고기 전병이었다. 밀가루가 아닌 메밀로 만들어서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다.
이곳은 ‘공이 막국수’이지만 닭칼국수의 맛도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식사를 다 하고 나면 한 켠에 메밀차를 가져다 마실 수 있는 셀프코너가 있다.
시원한 물막국수를 먹었다면 뜨끈한 노란빛 메밀차로 속을 따뜻하게 보해주면 좋을 것 같다.
메뉴 자체가 특별하거나 특이하지는 않지만, 너무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맛 집이었다.
-공이 막국수/292-0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