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유산균의 효과, 정말 있을까요?

2022-04-22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유산균의 효과, 정말 있을까요?
'비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 시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면역 세포의 70%가 분포된 장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는데요. 장 건강을 위해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산균입니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반찬인 김치뿐만 아니라, 마시는 음료인 요구르트, 쉽게 먹을 수 있는 유산균 제제까지, 우리는 식품부터 영양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유산균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만성변비의 민간요법으로 유산균을 섭취하는 분들이 많았다면, 최근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유당불내증, 알러지 치료까지 유산균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산균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먼저 혼란스러운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유산균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내 유익균입니다. 인간에게 유익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배양 유제품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산균이라는 용어와 혼재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일부가 유산균입니다. 유산균을 제외하고서도 비병원성 대장균, 비병원성 효모균까지 프로바이오틱스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어 생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이성분이 프리바이오틱스입니다.
    장내 미생물이 크게 변경될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항생제 치료를 받았을 때, 두 번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대변이식을 받았을 때, 세 번째는 치료목적의 식사나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하였을 때, 그리고 네 번째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였을 때입니다. 앞에 언급한 두 가지는 병원에서 치료 받을 때 일어나는 일이며, 뒤에 언급한 두 가지는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는 장내 미생물을 급격히 바꾸고, 명확한 치료 목적이 있기 때문에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오히려 역사가 오래된 프로바이오틱스 및 프리바이오틱스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과거에는 많지 않았으며, 장내 미생물이 밝혀지고 있는 최근에 들어서야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프로바이오틱스가 어떻게 인체 내에서 유익한 작용을 하는지조차 우리는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임상적으로 확인된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장 내의 유해한 박테리아의 증식과 침범 억제, 장벽 기능의 개선, 면역체계의 조절, 그리고 통증감각의 조절입니다. 특히 면역체계의 조절은 염증을 일으키는 과도한 면역 작용을 억제하고, 몸을 보호해주는 면역신호물질(사이토카인)을 분비합니다. 또한 흥미롭게도 일부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은 장내에서 마약성분과 비슷한 수용체를 만들어 장이 느끼는 통증을 완화시켜줍니다.
    다만 이 효과가 모든 프로바이오틱스 제제에서 동일하게 있는 것이 아니며, 김치나 요구르트 같은 식품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장에 무사히 전달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유익균을 포함한 대부분의 균들은 산성 환경에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위를 통과하면서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저온살균이 되어있는 식품이라면 살균 과정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는 많이 죽게 됩니다. 이점을 극복하기 위해 코팅기술을 포함한 약품화 되어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고, 외국에서는 식품첨가물정도로 분류되어 엄격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그 효과가 불분명합니다. 임상시험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 규모가 작고, 변수가 많아서 의학적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시판제제 또한 용량 및 조성이 다양해서 결론을 일반화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결과 아직까지 질병의 일차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없는 현실입니다. 



    전통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변비완화 목적으로 많이 복용합니다. 현대인의 20%가 만성 변비를 겪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변비의 시장은 크기 때문에 식품 및 제약업계에서도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러 건의 임상시험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성인 및 노인 변비환자에 있어서 일관된 개선 효과를 보입니다. 다만 소아변비에 있어서는 확실한 개선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것만 가지고 성인 변비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라고 권유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연구가 업계의 지원을 받아 실행된 만큼 결과의 왜곡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변비 치료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장 건강을 통해 알러지를 치료해보고자 하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러 연구 결과들이 희망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 역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아토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습진 증세와 관련하여 결과들이 좋게 나오고 있어서 여러 연구들이 희망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수시로 장 문제가 생기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의료계를 설득할 만한 근거가 모이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가 워낙 다양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추가 연구를 통해 각각의 증세에 대한 효과를 입증한다면, 추후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권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외의 유당불내증 치료나 감염성 설사에 있어서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크론 및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하는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 및 관리에 있어서는 일부 도움이 되지만, 이 또한 아직까지는 효과가 불확실합니다. 여성의 질 감염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질에 직접 요구르트를 넣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면역력 저하자(항암치료 받는 환자, 후천성면역 결핍증환자)가 복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만큼, 위험성도 높지는 않습니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변비 관리 목적으로는 복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만큼 많은 질환에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가지고 복용하지 않기를 권유합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최근에 들어서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함께 프로바이오틱스 및 프리바이오틱스에 대한 연구가 같이 시행되는 만큼, 앞으로 발전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해보아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