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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쓰는 외계어 아는 만큼 소통됩니다

2020-06-30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헬로스마일 심리칼럼
우리 아이가 쓰는 외계어 아는 만큼 소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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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담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개떡 같은 나의 말들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직장인이며 두 아이의 엄마란 이름으로 오늘 하루도 천하장사가 되어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남편이 그런 사람이었음 참 좋겠다.’ 하고 잠깐 무모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나~! 두울~! 세엣~!” 그런 사람 아직도 떠오르지 않았나요?
    놀이치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은 “굴개굴개 하는 저의 외계어를 개굴개굴 하고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하고 말합니다. 하필이면 그 많은 표현들 중에서 엄마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외계어인 부정적 관심끌기로 말입니다.
    그러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무모한 바램 일 수밖에요. 어떠세요? 우리 아이들의 외계어가 개굴개굴하고 찰떡같이 들리시나요?



    이해를 돕기 위해 6살 K군의 외계어를 현 발달수준에 맞추어 번역한 놀이실 상담 장면을 공개해 보고자 합니다.
    차분한 목소리에 염려스러운 표정의 엄마와, 당당하게 온 몸으로 이야기 하지만 긴장한 눈빛인 K군의 쟁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직장일도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하는데, K가 왜 여동생을 괴롭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가슴이 답답하고 아픕니다.” VS “멋진 오빠가 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는데, 이런 제 마음을 몰라주시니 서운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1. 엄마의 의뢰사유
    평소 여동생을 예뻐했으니 조금씩 꼬집을 땐 그런가보다 했었지만, 문제는 지난 토요일 발생했습니다.
    제가 빨래를 너는 사이 K가 갑자기 여동생의 손가락을 물어뜯었어요.
    유치원에서도 잘 지낸다 하는데, 도대체 왜 얌전히 있는 여동생을 저렇게 괴롭히는 걸까요?
    이유를 물어보면, “싫어~, 안 먹어~, 미워~, 죽을 꺼야~, 배아파~” 합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K가 하는 말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2. 6살 K군의 외계어 번역 중 일부
    여동생 손가락에 감긴 붕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때 왜 그랬는지 제 마음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은 여동생의 손가락에 깊은 상처가 남을까 염려가 크신데, 저 역시 같은 마음 이란 걸 몰라주시니 서운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뽀얗고 귀여운 여동생의 손가락에 난 상처가 저 때문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7월 무더위에 상처가 덧나지 않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지속되니 입맛도 없어지고 가끔씩은 배가 아파 죽을 것만 같습니다.
    부모님은 아직도 제가 여동생을 질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진짜로 억울합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귀여운 여동생을 질투해서 손가락을 깨무는 오빠인 제 자신이 저도 밉고 싫습니다.
    제가 왜 그랬을까 몇일을 고민해 보다 문득, 올해 봄 6살 햇살반에  진학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엄마 말로는 한글, 숫자, 알파벳을 덜 깨우친 아이가 저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원 후 모든 학습지를 다 해야만 초콜릿을 받을 수 있었고, 저녁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해야만 뽀뽀를 해주셨습니다.
    여기까지는 참을만 했습니다. 그래야 멋진 오빠가 될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점점 늘어나는 학습량에 지칠 6월 무렵이었습니다.
    그날도 피곤했던 하루를 달래기 위해 보물 1호인 세발자전거를 몰고 놀이터로 나가려는데,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앞으로 날도 더워지니까 자전거는 여동생주고, 내일 저녁부터 K는 시원한 태권도 갈꺼야~!” 그날이 친구들과의 마지막 라이딩이었고, 지금은 여동생이 세발자전거를 제법 탑니다. 그 자전거는 제 보물 1호라 말하고 싶지만, 엄마와 함께 신나게 라이딩하는 여동생의 미소를 보면서, 부러우면 지는거다 마음을 다잡고 태권도로 향합니다.
    그래야 멋진 오빠가 될 수 있으니까요.
    난생처음 제 말이 통하는 놀이 선생님을 만나니 말이 많아지는군요.
    12개월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6년 정도 살아보니 인생사 쉽지 않네요.
    태어나서 3년 정도 온 가족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저를 보러 와주셨던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태워 주시던 B브랜드 유모차, 미국에 계신 이모가 처음으로 선물해 주셨던 P브랜드 파란색 캡모자와 가방도 지금은 여동생 것이 되었어요. 동생과 함께 살아온 지난 3년의 서운함을 어찌 말로 다 하겠습니까.
    사건이 있던 그날도 여동생이 엄마가 널어야 하는 빨랫감을 갖고 장난을 치길래 살짝 주의만 주려 했던 것인데 정말 서운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외계어~! 동그란 눈동자가 보일만큼 무릎을 낮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이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동공에 비추어진 엄마의 얼굴이 확인되면 그때 말해보세요.
    “네가 하는 무슨 말이든 엄마는 들을 준비가 되었어~^^” 개굴개굴하고 있는 아이의 외계어가 찰떡같이 들릴 것입니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처럼 이왕이면 아이들의 외계어 쿨하게 해석하시고, 오늘도 외계어 도전 으랏차차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