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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옥천여중 뮤지컬 이야기

2020-06-17

교육행정 교육프로그램

충북교육소식지

행복교육이 활짝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옥천여중 뮤지컬 이야기
'청원고등학교 1학년 안서연(옥천여자중학교 졸업생)'

    누구에게나 잘하는 일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 채 정해진 틀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옥천여자중학교를 거쳐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옥천여자중학교에서는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찾아내고 발전시킬 기회를 많이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멘토링,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는 수학여행, 독서캠프, 뮤지컬 등이 있다. 그중 오늘 이 글에서는 중학교에서의 3학년을 마무리하며 진행하는 자기개발 시기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학급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뮤지컬은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참여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가 자신 있는 친구들은 대본을 쓰고, 춤이 자신 있는 친구는 안무를 짜고, 연기와 노래가 자신 있는 친구들은 배우를 도맡아서 한다. 
    이뿐만 아니다. 무대미술, 의상, 음악 편집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 바로 뮤지컬이기 때문에 아무리 소극적인 친구이더라도 이 시기만 되면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를 찾아서 함께 작품을 완성해 나가게 된다. 실제로 진행된 우리 학급의 뮤지컬에서도 “쟤가 저렇게 노래를 잘했어?”, “쟤가 저렇게 편집을 잘했었나?” 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사실 뮤지컬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들께서는 “대성통곡 몇 번 하면 작품이 완성될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부터 열까지 반 친구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일어날 갈등을 두고 해주신 말씀이었다. 당시 뮤지컬 감독을 맡았던 나는 ‘우리 반은 결코 싸우지 않겠어’라는 다짐을 하며 뮤지컬 제작을 시작했다.
    뮤지컬 제작 기간, 우리는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대사 암기, 노래 연습, 안무연습까지 수차례의 연습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처음 동선을 맞춰보았을 때는 하나도 맞지 않아 우리가 완성해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놀라운 진전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서로 고쳐야 할 점들을 조언해주고 개선해 나간 반 친구들이 있었다. 
    마침내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 없이 연습에 성공한 날, 우리는 그동안 연습했던 과정들을 떠올리며 노력의 성과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연습 끝에 맞이한 공연 당일, 모두가 긴장하며 올라선 무대에서의 우리반은 최선을 다했고 그 누구보다 멋졌다. 무대에서 내려온 뒤 선생님들께서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씀해 주신 것을 듣고 다 함께 기뻐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가 뮤지컬을 통해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보다 더 뿌듯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뮤지컬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반이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작할 때의 내 다짐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싸우지 않았다고 해서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대화를 통해 하나씩 맞추어 나갔다. 
    누군가는 “뮤지컬 할 시간에 공부나 더 하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뮤지컬을 통해 교과서의 지식 그 이상의 가치를 배웠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찾고 펼쳐나갔다. 진정한 공부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시험 성적에 초점 을 맞추기보다는 재능을 찾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배워나가는 것. 나에게 옥천여중은 이러한 가치를 깨닫게 해준 곳이었다.
앞으로 우리 학교 학생 이외에도 더 많은 학생이 그 가치를 배우고 자신의 재능을 찾아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많은 학교가 이런 배움으로 학생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